서은영 감독의 담담한 폭력의 서사, 영화 '고백' 2월 24일 개봉
[MHN 문화뉴스 박한나 기자] 용서(容恕), 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주는 것. 용서를 구하거나 용서를 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관계의 성립이 필요하다. 죄를 지은 이와 죄로 인해 꾸짖거나 벌하는 이. 이처럼 극명한 관계의 성립에서 우리는 용서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우리는 때론 이유도 모른 채 용서를 구한다. 영화 '고백'은 이유 모를 용서를 구하는 한 아이의 부르짖음에서 비롯된다.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고백’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으로 기자간담회 없이 진행됐다.
'고백'은 7일간 국민 성금 천원씩 1억 원을 요구하는 전대미문의 유괴사건이 일어난 날 사라진 아이 '보라'(감소현), 그 아이를 학대한 부모에게 분노한 사회복지사 '오순'(박하선), 사회복지사를 의심하는 경찰 '지원'(하윤경), 마지막으로 때마침 나타난 아이의 용기 있는 고백을 그린 범죄 드라마.
'고백'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아동학대'를 다루는 작품으로 영화 '도가니', '미쓰백' 등의 영화들에 이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며 세대를 초월한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영화는 학대하는 부모, 학대의 상황 속 구해주는 유괴범 사이에 과연 우리는 누구의 편에 서서 지지해 줘야 하는가에 대한 아이러니한 질문을 던져 아동학대를 비롯한 다양한 폭력의 현장을 통찰력 있게 고찰한다.
실제로 훈육과 폭력 사이의 줄타기를 하고 있는 여러 '아동학대 문제'는 아이들을 구해야 하는 것과 남아있는 피해 아동들의 미래가 비참해지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는 문제가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쉽지만은 않다. 아동의 생명권을 존중하는 것도 좋지만, 피해 아동의 삶의 질에 대한 문제는 온전히 '살아남은 아이들의 몫'이 되는 현실이 아직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외에도 아동학대에 대한 현실적인 한계점은 존재한다. 제도적 한계에 의한 처벌의 한계, 잦은 피해로 인해 무기력해진 피해자, 복지사를 돕는 복지사의 부재 그리고 이미 고장 나버린 어른들.
'고백'은 영화 '초인'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대명컬처웨이브상을 수상한 서은영 감독이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따라서 서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성 속 깊은 무게감은 '고백'에서도 잔잔히 전해진다.
어린 시절, 우리 모두는 배운다. 폭력은 나쁜 것이라고 그래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용납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를 배운다.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무시해선 안된다고. 그러나 현실 속 우리가 경험하는 폭력은 겉으로 나타나는 상처보다 더 깊고 아프게 남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시하거나 퇴색시켜버리곤 한다.
또한 어렵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움츠러드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따라서 영화를 보는 내내 누구 한 사람의 탓을 할 수 없었다. 물론 폭력을 정당화할 순 없지만 말이다.
극중 오순은 이런 말을 남긴다. "멍과 상처가 사라지는 이유는 더 깊숙이 스며들기 때문인가 봐" 폭력에 익숙해지는 아이는 없다. 또한 폭력에 익숙해지는 어른 또한 없다. 우리는 언제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주변 사람들의 눈을 살피고, 나의 도움을 청하는 누군가에게 용기와 도움을 기꺼이 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참을 수 없는 분노로 폭력의 대물림을 막고자 하는 오순과 이를 둘러싼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고백'은 당초 2월 17일에서 일주일 연기한 24일 개봉 예정이다.
-----
[M톡] 과연 아이들은 무엇을 잘못한걸까, 영화 '고백'
영화 '고백' 2월 17일 개봉
'박하선-감소현-하윤경' 폭력의 현실을 고발하다
서은영 감독의 담담한 폭력의 서사, 영화 '고백'
독자와 공감을 통해 더 나은 내일을 만들겠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